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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ING

정당 경쟁은 언제 적대적 진영화로 변하는가

정당 경쟁은 언제 적대적 진영화로 변하는가

Scope

핵심 질문

민주주의에 필요한 정당 경쟁은 언제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가 아니라 제거하거나 배제해야 할 적으로 보는 적대적 진영화로 변하는가?

조사 기준일: 2026-09-30

결론

정치적 경쟁 자체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책·이념의 차이가 커지는 것보다 상대 진영의 정치적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고, 상대의 승리를 정상적인 정권교체가 아니라 체제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단계다.

정치학에서는 이를 정서적 양극화, 유해한 양극화(pernicious polarization), 상호 관용(mutual toleration)의 약화 같은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상대가 규칙을 악용할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자기 진영도 제도적 절제를 포기할 유인이 생기고, 그 행동이 다시 상대의 불신을 강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쟁과 적대적 진영화의 차이

정상적인 민주적 경쟁

상대 정당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선거에서 패배시키려 하더라도 다음을 인정한다.

  • 상대에게 선거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 상대가 선거에서 이기면 합법적으로 집권할 수 있다.
  • 다음 선거에서 다시 경쟁할 수 있다.
  • 법원·선거관리·의회 절차의 결과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

적대적 진영화

상대를 단순히 틀린 경쟁자가 아니라

  • 민주주의의 적
  • 국가를 파괴할 세력
  • 정상적 정치경쟁의 자격이 없는 집단

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 경우 선거는 '이번 정책 선택'이 아니라 '상대를 영구적으로 막아야 하는 마지막 전투'처럼 해석될 수 있다.

상호 관용이 왜 중요한가

상호 관용(mutual toleration) 은 경쟁자가 헌법적 규칙을 지키는 한 그에게도 권력을 놓고 경쟁하고 집권할 정당한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규범적 기준이다. 해당 저술의 정확한 원문 표현은 이번 검토에서 읽어 확인하지 못했다.

상대를 싫어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상대의 존재와 정권획득 가능성 자체를 불법적·비정상적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이 규범이 약해지면 정치적 패배의 비용이 과도하게 커진다.

제도적 절제

제도적 절제(institutional forbearance) 는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권한을 최대한 사용하는 대신 민주적 경쟁의 지속을 위해 일정한 자제를 하는 규범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도적 수단이 법문상 가능하더라도, 그것을 상대를 영구적으로 무력화하는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유인이 생긴다.

문제는 개별 제도의 사용 자체가 아니라 정상적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규범이 무너지고 모든 권한이 정파적 무기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왜 악순환이 생기나

적대적 진영화는 상호작용으로 강화될 수 있다.

  1. 한쪽이 상대를 체제적 위협으로 규정한다.
  2. 상대는 자신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더 강경한 대응을 정당화한다.
  3. 첫 번째 진영은 그 대응을 자신의 경고가 옳았다는 증거로 본다.
  4. 양측 모두 절차적 자제를 약화한다.
  5. 선거·법원·언론·수사기관 등 중립적이어야 할 제도까지 진영경쟁의 일부로 해석된다.

이런 '우리 대 그들'의 상호불신이 심화되는 상황은 유해한 양극화(pernicious polarization)를 논의할 때 살필 수 있는 개념적 경로다. 인용 논문의 주장별 원문 확인 전에는 저자들의 정확한 실증 결론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정책 차이가 크면 반드시 적대적이 되는가

아니다.

정책적 양극화와 적대적 진영화는 구분해야 한다.

정당들이 세금, 복지, 외교, 사회정책에서 매우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어도 상대의 집권권과 민주적 절차를 인정한다면 경쟁은 제도 안에 머물 수 있다.

반대로 정책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상대 집단에 대한 도덕적 혐오와 불신이 강하면 적대적 양극화가 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정책입장 차이와 상대 정당에 대한 감정이 실제로 어느 정도 다른지는 조사 대상, 문항·척도와 결과표를 확인해야 한다. 이 문서에는 읽을 수 있는 한국행정연구원 결과표가 없어 비교의 크기를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다.

정치인의 전략은 어떤 역할을 하나

유해한 양극화 연구는 정치지도자와 정당이 기존 사회갈등을 동원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상대를 위험한 집단으로 묘사하면 핵심 지지층의 참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강한 비판을 '양극화 전략'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실제로 민주적 규범을 위반한 경우 이를 비판하는 것은 정상적인 민주적 견제일 수 있다.

따라서 비판의 강도보다 증거와 기준의 일관성, 상대에게 정상적 경쟁의 자격을 인정하는지를 봐야 한다.

시민 수준의 정서적 양극화

적대적 진영화는 엘리트만의 현상이 아니다.

정당지지가 사회적 정체성과 강하게 결합하면 상대 정당 지지자를 정책적으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열등하거나 위험한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정당-이념 정렬과 정서적 양극화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이런 정서가 강해질수록 자기 진영의 규범 위반에는 관대하고 상대 진영의 위반에는 민감해지는 비대칭적 판단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제도적 결과

적대적 진영화가 심화되면 다음 위험이 생길 수 있다.

  • 선거 패배 수용의 어려움
  • 사법·수사기관의 결정에 대한 선택적 신뢰
  • 의회 절차의 무기화
  • 정권교체 때마다 제도 전체를 뒤집으려는 유인
  • 타협한 정치인에 대한 내부 처벌
  • 상대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지지 증가

이런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는 정도는 국가와 시기에 따라 다르므로 양극화가 곧바로 민주주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치에 적용할 때의 주의점

한국 정치에서 양당 간 강한 적대와 정서적 양극화가 관찰된다는 연구는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한 진영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현재 모든 정치갈등을 유해한 양극화로 규정하는 것은 분석적으로 부정확하다.

핵심은 특정 사건마다 다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1. 상대의 합법적 집권권을 인정하는가
  2. 동일한 규칙을 자기 진영에도 적용하는가
  3. 패배 뒤 다음 선거에서 다시 경쟁할 가능성을 인정하는가
  4. 법적으로 가능한 권한을 상대 제거 목적으로 최대한 사용하고 있는가
  5. 상대를 비판할 때 구체적 행위와 증거를 제시하는가, 집단 전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가

핵심

정치경쟁이 적대적 진영화로 변하는 기준은 갈등의 강도 자체가 아니라 상대를 민주적 경쟁자로 인정하는 규범이 무너지는가에 있다.

정책 차이가 커도 상호 관용과 절제가 유지되면 민주적 경쟁은 지속될 수 있다.

반대로 상대의 존재 자체를 위협으로 보고 제도를 상대를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

Sources

  • Jennifer McCoy & Murat Somer, “Toward a Theory of Pernicious Polarization and How It Harms Democracies”, The ANNALS 681(1), 2019: https://doi.org/10.1177/0002716218818782
  • Andreas Schedler, “Rethinking Political Polarization”, Political Science Quarterly 138(3), 2023: https://doi.org/10.1093/psquar/qqad038
  • Steven Levitsky & Daniel Ziblatt, How Democracies Die, 2018.
  • 김찬송, “The Effect of Partisan-ideological Sorting on Affective Polarization in Korea”, Journal of International and Area Studies 31(2), 2024: https://doi.org/10.23071/jias.2024.3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