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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ING

탈냉전의 평화는 끝났는가

탈냉전의 평화는 끝났는가

Scope

핵심 질문

1990년대 이후 강대국 간 직접전쟁이 드물고 국가 간 전쟁도 감소했던 탈냉전기의 상대적 안정은 2020년대에 구조적으로 약화됐다고 볼 수 있는가?

Research

조사 기준일: 2026-09-29

핵심 근거

  • PRIO가 UCDP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5년 국가기반 무력분쟁은 65건으로 1946년 이후 가장 많았다.
  • 같은 자료에서 국가 간 분쟁은 2024년 4건에서 2025년 8건으로 늘어 194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SIPRI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군사비는 실질 기준 2.9% 증가한 2조 8,870억 달러로 11년 연속 증가했고, SIPRI 집계상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 다만 이 통계만으로 '탈냉전 이후의 모든 평화가 끝났다'고 결론낼 수는 없다. 최근 증가한 전쟁의 유형과 지역은 불균등하며, 미국·중국 또는 NATO·러시아 같은 핵보유 강대국 사이의 직접 전면전은 여전히 발생하지 않았다.

Draft

'탈냉전의 평화'라는 표현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무엇이 평화로웠는지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1990~2000년대에도 발칸, 중동,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는 대규모 전쟁과 내전이 계속됐다. 따라서 탈냉전기가 세계 전체에 평화로운 시대였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던 변화는 국가 간 전쟁과 주요 강대국 사이의 직접 군사충돌이 매우 드물어졌다는 점이었다.

무엇이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나

냉전 종식 뒤 국제질서에서는 다음 특징이 함께 나타났다.

  •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경제적 우위
  • 러시아의 장기적 약화와 중국의 점진적 부상
  • 주요 경제권 사이의 무역·투자 확대
  • 유럽에서의 대규모 국가 간 전쟁 부재
  • 국가 간 전쟁보다 내전과 국제화된 내전의 비중이 높은 분쟁구조

이 시기를 '평화'라고 부를 때는 주로 이런 강대국 간 직접전쟁의 희소성을 뜻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2020년대에는 무엇이 달라졌나

최근 데이터는 이 상대적 안정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PRIO/UCDP에 따르면 2025년에는 65건의 국가기반 무력분쟁이 발생해 1946년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특히 국가 간 분쟁이 8건으로 늘어 전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24년까지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인도-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태국-캄보디아, 중동의 여러 국가 간 충돌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다.

군사비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SIPRI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군사비는 2조 8,870억 달러로 11년 연속 증가했고, 유럽과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특히 큰 폭으로 늘었다.

즉 분쟁 수, 국가 간 전쟁, 군비지출이라는 여러 지표가 동시에 악화되는 방향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냉전으로 그대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현재 국제질서를 냉전기의 복제판으로 보는 것도 부정확하다.

첫째, 미국·중국 경제는 냉전기의 미·소보다 훨씬 깊게 연결돼 있다.

둘째, NATO·러시아, 미국·중국 같은 핵보유 강대국은 심각하게 경쟁하면서도 직접 전면전을 피하고 있다.

셋째, 세계경제가 두 개의 완전히 분리된 블록으로 나뉜 것도 아니다. 공급망 재편과 기술통제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제관계는 여전히 광범위하다.

넷째, 현재 전쟁 증가에는 강대국 경쟁뿐 아니라 지역적 국경분쟁, 내전, 국가붕괴와 중동의 다층적 분쟁이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신냉전'이라는 표현이 일부 특징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현재 질서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평화가 끝났다'보다 정확한 표현

최근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요약하면 다음에 가깝다.

탈냉전기의 핵심 특징이었던 낮은 국가 간 전쟁 빈도와 낮은 강대국 군사경쟁이 크게 약화됐다.

이는 '세계가 곧 강대국 전면전으로 간다'는 뜻은 아니다. 전쟁의 수와 군비경쟁이 증가했다는 관찰과, 앞으로 강대국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은 구분해야 한다.

결론

탈냉전기의 상대적 안정은 상당 부분 약화됐다고 볼 근거가 있다.

2025년에는 국가기반 무력분쟁과 국가 간 분쟁 수가 전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세계 군사비도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

다만 '탈냉전의 평화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는 것보다는, 미국 단극 우위와 낮은 강대국 군사경쟁을 특징으로 한 질서가 해체되고 있으며 그 이후의 안정구조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다.

Sources

  • PRIO, “Conflict trends: A global overview, 1946–2025” (2026): https://www.prio.org/publications/14802
  • PRIO, “Conflicts between states highest level since World War II” (2026-06-08): https://www.prio.org/news/3719
  • UCDP/Journal of Peace Research, “Organized violence 1989–2025, and violent political protests” (2026): https://academic.oup.com/jpr/article/63/4/705/8703754
  • SIPRI, “Trends in World Military Expenditure, 2025” (2026-04): https://www.sipri.org/publications/2026/sipri-fact-sheets/trends-world-military-expenditure-2025